2023 부산국제사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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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부산국제사진제를 가다.

  • 날짜
    23-09-25 20:54
  • 조회수
    179

2023 부산국제사진제를 가다.
흐린 날씨가 차분한 마음을 갖게 하는 날이다.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지만 촉촉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부산 국제사진제를 방문하기 위해 준비를 한다.

어제 예정으로 계획했으나 갑작스러운 지인의 방문으로 하루가 늦은 일정이 되었다.

식사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거울도 본다.

흐린 날씨 영향인가 미리 정해두고 기다려 온 일정인데 흥이 나지를 않는다.

다음에 갈까 하는 마음이 들어 포기하는 것이 싫어서 바로 집을 나선다.

에너지가 필요하다.

부산은 운전하기가 쉽지 않다.

길을 잘 모르는 것도 이유이지만 중앙버스전용차로제(BRT)를 시행하고 있는 부산의 도로체계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1차선은 버스 전용도로라 들어가면 안 되고 버스 전용신호등도 봐야 하고 적어진 차선을 잘못 들면 난감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F1963 석천홀에 도착하여 주차를 하고 전시장으로 오르는 중에 빗방울이 한 두 방울 내린다.

비가 막 시작하는 석천홀 앞의 대나무의 움직임이 선명하게 보인다.

촉촉한 감성이 사진 감상하기 좋은 날씨임에 틀림이 없다.

 주제전자유전특별전청소년전으로 구성되었다는 내용의 자료를 보면서 관람을 시작한다.

한 방향으로 볼 수 있는 구조의 부스 배치가 아니라서 지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맞은 편의 작가 사진을 봐야 한다.

그래야 한 작가의 사진을 묶어서 볼 수가 있다.

전시장에서 관람 패턴은 매 번 일정하다.

한 작가의 사진 전체를 먼저 본다.

그리고 눈에 띄는 사진 앞에서 시간을 보내고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기도 한다.

설렁설렁 몸을 흔들면서 리듬을 타는 듯한 움직임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한 방향의 동선으로 전시된 사진을 다 보면 역방향으로 다시 본다.

처음 봤을 때 눈여겨본 사진은 좀 더 자세히 보고 그렇지 않은 사진은 전체를 보면서 다시 볼지 말지를 잠깐 고민하고 순간의 결정에 따른다.

좌우로 설렁설렁 거리며 앞 뒤로 왔다 갔다를 반복하면서 감상한다.

사진이 보여주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먼저 확인하고 작가가 그것을 작업 대상으로 한 이유가 무얼까를 고민한다.

각각의 사진 속에 숨어져 있는 이야기를 유추하고 일관성 있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그려본다.

작가의 마음속을 들여다본다.

나의 감정은 어떠한지 감정이입을 하며 작가의 의도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다.

여운이 남아 있는 사진은 다시 가서는 멀리 떨어져서 보고, 다가가서 보고, 머물면서 본다.

 사진을  'TAKE' 사진이냐,  'MAKE' 사진이냐로 구분하기도 한다.

'TAKE' 사진은 '사진은 선택의 예술'이라는 말에 가장 잘 어울리고 충실한 설명이라 생각한다.

같은 장소에서 촬영을 하여도 각자의 구도와 프레임으로 다른 사진이 나오기 때문에 선택의 예술인 것이다.

반면, 'MAKE' 사진은 후 작업을 통한 결과물을 말한다.

필름 사진을 암실에서 했듯이 요즘의 디지털 사진은 포토샵과 같은 프로그램은 이용하여 작가의 의도를 더 하는 사진을 말한다.

2023 부산국제사진제의 주제전 중 'The Stage of Narratives'의 사진들은 또 다른 분류를 보여준다는 생각을 했다.

TAEK냐 MAKE냐의 구분이 아닌 '연출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의 의도와 메시지에 맞는 세트장을 만들기도 하고 모델을 섭외하거나 작가 본인이 모델이 되어 작업을 한 사진들을 모아서 전시를 한 것이다.

국제사진제의 주제전에서 보여줄 수 있는 적합하고 바람직한 구성의 전시라는 생각을 했다.

중국의 왕칭송영국의 줄리아 플러튼 배튼한국의 이지영 작가의 사진이 인상적이었다.

새를 대상으로 작업한 이경희 작가의 사진도 여운이 많이 남았다.

자유전은 9월 28일부터 2차 전시가 있어 한 번은 더 찾아가 볼 예정이다.

출처 : A PENCIL ON PA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