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계엄 규탄 시위에 참석한 시민 김철규씨.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국회의사당 1문, 경찰 틈새로 손을 뻗어 국회의원의 손을 붙들었다. 국회 본관 5층 사무실, 경호 대상 국회의장과 몸을 숨긴 채 헬리콥터 소리를 들었다. 국회 본회의장 앞, 총 든 군인 앞에서 소화기 안전핀을 뽑으며 최후를 각오했다. 비현실적인 풍경, 꿈이라면 심연을 벗어나려 발버둥 치는 전형적인 악몽일 터였다. 다만 공포나 불안, 슬픔 같은 것을 느낄 새는 없었다. 다급하고 절박했다. “뭐라도 릴게임다운로드 빨리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건 막아야 한다”고만 되뇌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에 이르는 2024년 12월3일 밤 10시27분~4일 새벽 1시1분. 장악 대상이자 최후의 보루였던 국회에 머문 시민, 경찰, 국회의원 보좌관을 1년 만에 만났다. “그날, 거기에 있었다”는 야마토무료게임 말이 의미하는 바를, 이들은 이후로 점차 알았다. 국가 폭력의 첫 사상자가 될 수 있었다. 사상마저 희생이 아닌 척결로 여겨질 수 있었다. 악몽 같은 그날, 거기의 밤이 사회 전체로 번질 수 있었다. 지난 1년 불시에 자주, 섬뜩함과 참혹함을 느꼈다고 했다.

다만 또한 뭉클했다. 빼곡히 모여 뭐라도 해보려는 시민을 사이다쿨접속방법 보면서, 무기 대신 몸으로 막자고 동료와 결의하며 울컥했다. 대학생 딸은, 그날 이후 머릿수라도 채우겠다며 겨우내 광장을 지켰다.

아직은 도저히 몇 단어로 정리할 수 없는, 다만 여전히 생생한 그날, 거기의 감각을 안고 이들도 12·3 내란사태 1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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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1문 뚫려 있대요!”

2024년 12월3일 밤 11시께, 국회 앞에 도착한 시민 김철규(26)씨는 어느 시민의 외침을 듣고 내달렸다. 경찰의 국회 출입 통제가 잠시 느슨해진 틈을 타 국회 1문 안쪽에 자리잡았다. 조국 조국혁신당 의원을 비롯해 국 게임릴사이트 회에 들어오려는 의원들 모습이 차례로 보였다. 어느새 문 앞을 막아선 경찰들 사이로 손을 뻗어 보이는 대로 진입하려는 의원들을 붙잡아 끌었다. 곳곳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쉽지 않더라고요. 미친 듯이 손을 잡고 끌어당겼던 것 같아요.” 그러다 올려다본 하늘, 계엄군을 태운 헬기가 머리 위를 날았다.
김씨는 그 순간 “현실감각이 없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고 했다. 사태가 한층 비현실적으로 여겨진 건 “다들 그랬던 것처럼” 보통의 일상이 일순간 돌변한 탓이다. 김씨는 그날 밤 서울 신촌에서 외교정책 관련 세미나를 듣던 중 비상계엄 선포를 알았다. 우왕좌왕하는 사이 누군가 “국회가 계엄을 해제할 수 있대”라고 외쳤다. 그 외침, 그리고 “뭐라도 해야 한다”는 초조함만 품고 국회로 갔다.
비현실적인 상황을 딛고, 뭐라도 하겠다는 시민들이 김씨처럼 국회 앞으로 순식간에 모여들었다. 김씨가 처음 도착했을 때 100명도 채 되지 않던 시민은 1시간도 안 돼 4천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불었다. 각자 급하게 만든 손팻말을 들었고, 음료와 먹을 것을 나눴다. “비상계엄 해제하라”, “윤석열은 물러나라” 구호가 번졌다. 김씨는 “그 누구도 주최하지 않았는데 집회 준비가 착착 되어가고 있었다”고 했다. “조직된 것도 아니고 얼굴도 모르는 그냥 시민들이잖아요.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는 생각만으로 이렇게 모인다는 게 대단했어요.”



김씨는 새벽 4시 집으로 돌아가 손팻말을 만들고 펼침막과 포스터를 제작했다.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와 탄핵을 요구하는 집회 ‘청년시민광장’을 열었다. 경찰 봉쇄가 풀리고 계엄군이 물러난 국회가 너무 평온해 “꿈을 꾼 건가” 싶었는데, 그럴 리 없었다. 공포는 뒤늦게 엄습했다. “계엄군이 한발이라도 총을 쐈다면 돌이킬 수 없는 거였잖아요.”
“당황, 걱정, 분노, 공포….” 1년이 흘러 ‘그날 거기’에 관해 연상되는 단어를 읊던 김씨는 끝내 한 단어를 덧붙였다. “안도. 복잡하네요.” 비현실적인 폭력과 연대가 공존했던 복잡한 밤은 김씨 삶에도 분기점이 됐다. 사회문제에 관심은 많았지만 선뜻 진로를 정하지 못했던 김씨는 1년 사이 대학을 졸업하고 시민단체 활동가가 됐다. 12·3 내란사태를 계기로 만든 ‘불평등 물어가는 범청년행동’ 운영위원이다.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생하게 목격해버렸고, 무언가 해야 한다는 감각이 커졌거든요. 확실히 분기점이 된 날이었습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