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간 나는 보물을 품에 안고 다녔다. 이 보물은 수백 년 된 두루마리다. 모세오경 히브리어 본문 필사본인 이 두루마리는 작년 말 한 기관이 미국 고든콘웰 신학대학원에 기증한 것이다.
처음 이 두루마리를 살폈을 때 보존 상태가 매우 훌륭해 놀랐다.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글자 하나하나가 또렷했다. 양피지 보존 상태나 각 장 사이의 이음새도 좋았다. 두루마리 하단 가장자리가 조금 마모돼 바로 회당 예배에서 사용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유대인의 서당’이라 할 수 있는 예시바에서 학습용으로 사용하기엔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주저 없이 이 두루마리를 강의 때 사용하기로 했다.
릴게임뜻 사실상 집 한 채 값의 가치를 가진 고문서를 한 과목에서 교재로 사용한다는 게 조금 낯설게 들릴 수 있겠다. 하지만 이 두루마리를 기증한 기관의 동기가 바로 그러했다. 이 두루마리를 소장했던 기관의 원래 계획은 이를 미국 워싱턴DC의 성경박물관(Museum of the Bible)에 기증하는 것이었다. 더 많은 이들이 두루마리를 관람할 수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있게 하려는 취지였다. 한데 지난여름 해당 기관장과 고든콘웰 총장이 동석한 자리에서 내가 가르치는 구약해석학 과목의 성경 프로젝트 내용이 언급되면서 그 계획이 바뀌었다. 박물관으로 향하던 모세오경 두루마리가 고든콘웰 신학대학원으로 오게 된 배경이다. 이 두루마리와 함께 내 앞으로 전달된 서신에는 하나의 조건이 명시돼 있었다. “우리 이사회는 이 두루마리가
오션파라다이스다운로드 박성현 교수님을 통해 고든콘웰 신학생의 성경 학습에 잘 활용되기를 바랍니다.”
이런 뜻에 따라 나는 강의 시간에 이 두루마리를 학생들과 함께 펼쳐 읽기로 했다. 그러려면 우선 두루마리에 축(軸)을 달아야 했다. 아울러 내 소견 외에 두루마리 상태에 대한 전문가의 소견도 필요했다.
이를 위해 친분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의
황금성릴게임사이트 한 정통 유대 서기관 도움을 받기로 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큰 서기관 망을 구축하고 있는 그는 지금껏 1만여개의 히브리 성경 두루마리를 직접 다뤘다. 아니나 다를까, 보자마자 그는 출처와 연대를 짐작해 냈다. 그의 짐작은 두루마리를 기증한 기관에서 제공한 정보와 일치했다. 그러고는 내가 미리 주문했던 크기대로 양쪽에 축을 달아줬다. 보존 상태 역시 학습용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으로 사용하기에 아무 흠이 없다고 검증해줬다.
문제는 이 보물을 내가 안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두루마리의 크기는 세로가 71㎝이고, 펼친 가로 길이는 28.45m에 달한다. 더군다나 축을 붙이면 세로 크기가 120㎝가 된다. 서기관이 사용하는 규격인 엑스라지 중에서도 가장 큰 크기다. 이를 긴 가방에 담아 보스턴에서 플로리다주까지 갔다가 다시 보스턴으로 오는데 비행기와 차로 옮겨타며 안고 다녔다.
항공사에선 이를 기내에 갖고 탈 수 없다 했다. 별도의 좌석을 구매해 문제를 해결하고 나니 이번에는 공항 안전관리국에서 통과시켜주지 않았다. 국장을 만나 설득하고 가까스로 탑승하니 이제는 만석인 기내에서 문제가 생겼다. 항공사가 두루마리 좌석을 앞줄 반대쪽 창가로 멀리 배치한 것이다. 나는 다시 따져야 했다. 내가 두루마리와 떨어져 앉을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그 옆자리 승객과 자리를 바꿔 앉고 나니 안도의 숨이 나왔다.
도서관 희귀도서실에서 두루마리를 가지고 나온 순간부터 나는 단 한시도 두루마리와 떨어지지 않았다. 점심도 차로 가져와 먹었다. 호텔 방에서도 공항 화장실에서도 두루마리를 늘 끼고 있었다. 실로 내 평생에 이렇게 성경과 진한 동행을 하기는 처음이다.
곰곰이 생각해봤다. 내가 지난 며칠 소중히 품고 다닌 것은 무엇이었을까. 하나님의 말씀이었을까, 아니면 보물 같은 고문서였을까. 전자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두루마리를 다시 보관실에 조심스레 돌려놓았다.
박성현(미국 고든콘웰신학대학원 구약학 교수·수석부총장)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