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 시각) 미국 백악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반정부 언론인 살해 사건과 관련해 빈 살만 왕세자를 옹호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이는 과거 미국 정보당국이 발표한 보고서의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18일(현지 시각) 미 백악관에서 만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UPI=연합


CNN, 뉴욕타임스( 바다이야기프로그램 NY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정부에 의해 살해된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와 관련한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당신이 좋아하는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면서 “그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있다. 빈 살만은 그 사건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질문을 던진 ABC뉴스의 황금성슬롯 메리 브루스 기자에게 “그 정도면 됐다”며 “그런 질문을 해서 우리 손님을 곤란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브루스 기자의 질문에 “끔찍하고, 순종적이지 않으며, 정말 형편없는 질문”이라고 비난했다. 나아가 그녀가 소속된 ABC뉴스를 향해서도 “형편없는 회사”라며 방송사의 송출 허가를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NN은 “ 바다이야기무료머니 이 장면은 카슈끄지 살해 이후 빈 살만 왕세자가 겪어온 외교적 고립이 끝났음을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순간”이라며 “7년 만에 이루어진 이번 백악관 방문에서 왕세자는 미국 외교 의전의 최고 등급인 국빈 방문에 준하는 예우를 받으며 환영받았다”고 전했다.
사우디 정부를 비판해왔던 워싱턴포스트(WP) 칼럼리스트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 2일 온라인릴게임 , 터키인 약혼자의 비자를 받기 위해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간 뒤 실종됐다. 터키 정보기관이 확보한 녹음 파일에는 카슈끄지가 사우디 요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소리, 살해되는 과정, 그리고 그의 시신에 뼈 절단기가 사용되는 소리 등이 담겨 있었다.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1년 2월, 미 중앙정보국(CIA)은 빈 살만 황금성사이트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빈 살만 왕세자의 동생인 칼리드 빈 살만 주미 사우디 대사가 카슈끄지에게 전화를 걸어 “안전을 보장할 테니 걱정 말고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 가서 결혼 관련 서류를 받으라”고 말했는데, CIA는 이 통화 역시 빈 살만 왕세자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미국 정보당국의 결론과 배치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옹호 발언에 힘입어, 빈 살만 왕세자 역시 이날 카슈끄지 살해 사건 연루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그는 “누군가가 아무런 이유 없이 목숨을 잃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고통스럽다”며 “우리는 사우디에서 조사 등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했고,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카슈끄지가 생전 설립한 미국 내 비영리단체 ‘아랍 세계를 위한 민주주의(DAWN)’의 세라 리아 윗슨 대표 트럼프 행정부가 빈 살만 왕세자를 극진히 대접한 것에 대해 “지도자들이 매수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미국 기업들이 잔혹하고 무모하며 충동적인 독재자가 자사 지분을 대거 확보해 미국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과 통제력을 행사하도록 사실상 허용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빈 살만 왕세자를 치켜세우는 발언도 연이어 내놓았다. 그는 왕세자를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사람 중 한 명” “나의 오랜 친구”라고 칭하며, “인권 문제를 포함해 여러 분야에서 이뤄낸 그의 성과는 놀라운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트럼프의 발언은 카슈끄지 살해 이후 처음으로 워싱턴을 방문한 빈 살만 왕세자가 그 사건에 대해 사실상 책임을 지지 않게 될 것임을 지금까지 중 가장 높은 수준에서 확인해주는 발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정보기관의 평가보다 외국 정상의 말을 더 신뢰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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