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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에 ‘시즌제’와 ‘스핀오프’ 문법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성공한 예능은 시즌을 거듭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시리즈가 캐릭터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스핀오프(Spin-off)’로 확장하며 팬덤을 굳히는 식이다. 스핀오프의 방식은 다양하다. SBS 오디션 예능 ‘우리들의 발라드’는 게임몰릴게임 지난 6일부터 스핀오프 예능 ‘무무X차차 우발라디오’를 방영 중이다. ‘우리들의 발라드’에서 톱 12에 오른 이들이 MC 전현무·차태현과 함께 청취자들의 사연을 듣고 노래하는 ‘음악 토크쇼’다. 원작 예능의 포맷을 유지하며 출연진 구성을 새롭게 하기도 한다.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등을 이끈 김태호 PD는 다음 달 ENA 여행 예 릴게임 능 ‘지구마불 세계여행’의 스핀오프 ‘크레이지 투어’를 선보인다. ‘크레이지 투어’에선 가수 비와 배우 김무열, 보이그룹 ‘위너’의 이승훈이 ‘지구마불 세계여행’에 고정 출연하는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과 함께 세계 곳곳의 ‘스릴 넘치는 여행 코스’를 찾아간다. ‘지구마불 세계여행’은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곽튜브·원지가 함께 주사위를 던져 세계여행을 하는 콘셉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트의 예능으로, 2023년 첫 방영 이후 지난해 시즌 3까지 이어졌다. 2015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출연진들이 방영 10주년을 기념해 재회 여행을 떠나는 예능 '응답하라 1988 10주년'. 지난 2일 총 2회차로 종영했다. 사진 tvN 손오공게임 드라마나 연애 프로그램 출연진을 모아 여행 등 다른 예능 포맷으로 만든 스핀오프도 있다. 지난 2일 종영한 tvN 예능 ‘응답하라 1988 10주년’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에 출연한 배우들이 10주년을 맞아 강원도로 떠나는 1박 2일 여행을 콘셉트로 한 프로그램이다. 드라마 팬들이 예 골드몽 능으로 유입되며 전국 가구 최고 시청률 5.0%(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짝’의 남규홍 PD가 연출하며 ‘나솔 열풍’을 일으킨 ENA 연애 예능 ‘나는 솔로’는 스핀오프 프로그램만 여럿이다. 화제 출연자들의 근황을 다루는 스핀오프 예능 ‘나는 솔로,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 화제 출연자들의 여행 예능 ‘지지고 볶는 여행’ 등으로 인기를 이었다. ‘나는 솔로’의 스핀오프는 티빙의 음주 예능 ‘촌장주점’, 유튜브 골프 예능 ‘나는골로’ 등 플랫폼의 경계도 넘고 있다. 지난해 12월 넷플릭스에서 방영한 '피지컬: 웰컴 투 몽골'. '피지컬: 아시아'의 스핀오프 여행 프로그램이다. 사진 TEO, 넷플릭스 OTT 콘텐트에서도 스핀오프가 대세다. 티빙의 연애 예능 ‘환승연애’는 시즌4까지 제작돼 오는 21일 마지막 화를 공개한다. 이들 제작진은 시즌4 공개에 앞서 스핀오프 예능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 참가자들을 모아 새로운 자리를 만든 연애 예능 ‘환승연애: 또 다른 시작’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피지컬:100’의 세 번째 시즌 ‘피지컬: 아시아’의 스핀오프 예능 ‘피지컬: 웰컴 투 몽골’을 공개했다. ‘피지컬: 아시아’의 멤버들이 몽골 여행을 가는 콘셉트다. 스핀오프 전성시대의 배경에 대해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플랫폼 간의 경쟁이 극심해지면서, 새 프로그램을 기획했을 때 성공할 확률이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방송사 입장에선 성공한 프로그램을 이어갈 경우 브랜드 효과가 올라가면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기존에 형성된 주 시청 층을 안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티빙의 15주 연속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하는 오리지널 예능 '환승연애'. 현재 시즌 4 마지막화 공개를 앞두고 있다. 시즌 1이 공개된 2021년 이후로 꾸준히 사랑받아 온 IP다. 사진 티빙 ‘성공할 가능성’을 점치는 건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소비자 역시 낯설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볼 때 일종의 위험부담을 느낀다”며 “검증된 프로그램의 연장선을 소비하는 게 위험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OTT의 등장으로 달라진 시청자들의 콘텐트 소비패턴에 예능 산업이 적응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매주 정해진 시간과 채널에서 한 회씩 방영하던 TV 예능과 달리, OTT에선 시공간에 상관없이 하나의 콘텐트를 골라 몰아볼 수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소비자들이 선택과 집중을 하기 때문에 (프로그램 성패에 있어) 열혈 시청자의 유무가 중요해졌다”고 했다. 한번 팬덤이 생기면 시즌이 거듭될수록 팬덤의 크기가 늘어나고, 그만큼 화제성도 높아진다. 김 평론가는 “시즌제와 스핀오프는 팬덤을 키우기 좋은 요건”이라고 설명했다. 2019년 '삼시세끼 산촌편'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나영석 PD. 사진 tvN ‘시즌제’의 필요성은 나영석·김태호 등 ‘스타 PD’가 예능 제작 현장의 어려움을 말하던 2010년대 중반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김태호 PD는 2015년 한 강연에서 “사실 ‘무한도전’이 토요일 저녁에 할 수 있는 이야기는 2009년까지 웬만한 건 다 했다”며 ‘무한도전’ 시즌제 도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나영석 PD도 tvN으로 이적했던 2013년부터 ‘꽃보다 할배’ ‘신서유기’ ‘삼시세끼’ 등을 시즌제로 제작한 바 있다. 이후 ‘미스트롯’ ‘현역가왕’등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시즌을 더해가고, 출연진을 모아 경연 프로그램 등 스핀오프를 만들어 흥행하며 예능계 ‘프랜차이즈화’의 흐름이 굳어졌다. 나영석 PD 연출의 tvN 예능 '신서유기' 시리즈의 스핀오프 예능 '케냐 간 세끼'. 사진 넷플릭스 이런 시즌제와 스핀오프는 시청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지만, 신선도가 떨어질 경우 업계 위기가 심화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하 평론가는 “지난 작품의 단점을 보완하거나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면 시청자들의 관심이 서서히 떨어진다”며 “이렇게 시청자들이 등을 돌릴 경우 장기적으로는 ‘시즌제’ ‘스핀오프’가 도리어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평론가는 “기존 프로그램을 모르는 시청자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스핀오프의 확장성이 커진다”고 조언했다. tvN 예능 ‘신서유기 7’에서 파생한 넷플릭스 예능 ‘케냐 간 세끼’를 예로 들며 “글로벌 시청자들이 ‘신서유기’를 잘 모르는 상황이라 넷플릭스에 공개된 ‘케냐 간 세끼’ 의 반향이 크지 않았다. 해외 팬들에게 불친절한 작품이 된 셈인데, 스핀오프여서 새로운 시청자 확보가 더 어려웠던 것”이라고 말했다. 최혜리 기자 choi.hyeri@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