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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소동 전말 조민근 논설위원 “클러스터 대상 기업의 이전을 검토하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 이전은 기업이 판단해야 할 몫이다.” 지난 8일 대통령 수석·보좌관 회의 직후 열린 청와대 브리핑. 김남준 대변인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논란’에 바다이야기무료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투자는 결국 기업이 하는 것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였다. 하지만 이 당연한 답변이 나오기 전까지 ‘대통령실의 침묵’은 상당 기간 이어졌다. 그 사이 명운을 건 국가대항전을 벌이고 있는 국가전략산업 반도체를 놓고 국내에선 ‘지역대항전’이 벌어졌다. ■ 「 집적논리 흔든 지선 앞 분산 주 바다이야기무료 장 국가대항전이‘지역대항전’으로 청와대 “기업이 판단” 밝혔지만 정부 내 미묘한 기류 차이 여전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건설 중인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라인. 김정훈 기자 청와대가 교통정리에 릴게임뜻 나서면서 소동은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용인 생산라인(팹)을 이전하거나 쪼개자는 주장도 다소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잠복해 있다. 석유화학·철강 등 지방 경제를 지탱해오던 주력 제조업들이 활력을 잃어가는 반면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산업은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물 들어오는’ 상황을 맞았다. 이런 와중에 특히 약한 고리인 바다이야기비밀코드 대규모 전력망 건설을 놓고 갈등이 첨예해질 경우 정치논리가 개입할 틈도 넓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실제 이번 논란의 과정에선 산업·에너지 전략을 놓고 정부 내 부처 간 미묘한 시각 차이도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정부 핵심 관계자도 “큰 주제의 논의가 있다”고 말했다. 당장 특정 기업이나 공장을 들어 옮기는 방식은 아니지만 보다 큰 구도에서의 바다이야기게임기 논쟁이 정부 내에도 있다는 얘기다. 불씨 된 ‘남부권 반도체 벨트’ 논란의 시작점은 지난해 12월 10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AI 시대의 K반도체 비전과 육성전략 보고회’다. 기획재정부·산업통상부·과기정통부·기후에너지환경부 등 정부 관련 부처는 물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업계 관계자들이 집결했다. 이날 발표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였다. 중앙정부 차원의 전략에선 처음 등장하는 용어였다. 산업부는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산업을 전국적 공간으로 확산”하겠다면서 “향후 반도체 등 첨단산업 특화단지는 비수도권에 한해 신규 지정하고,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인프라·재정 등 우대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남부 벨트는 광주(첨단 패키징), 부산(전력 반도체), 구미(소재·부품)를 핵심 거점으로 한다. 업계가 주목한 건 새롭게 거점으로 지목된 광주였다. 앞서 2023년 정부는 첨단전략산업 특별법과 소재·부품·장비 특별법에 따라 구미를 반도체 핵심 소재, 부산을 전력 반도체 특화단지로 선정한 바 있다. 반면 당시 광주는 ‘미래차 소재·부품·장비 특화 단지’로 지정됐다. 당초 후공정인 패키징의 거점은 2021년 문재인 정부 시절 천안·온양·괴산을 중심으로 한 중부권이 낙점받았다. 이후 관련 주요 기업의 투자 역시 중부권에 집중됐다. 이 때문에 남부권 벨트의 방점이 광주를 중심으로 한 서남권에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 기업에 지방 투자를 독려하며 “재생 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방”을 거론한 것도 이런 해석에 힘을 보탰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 관계자는 “기존 생태계는 유지하면서 균형 발전 측면에서 광주에도 특화된 거점을 키우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AI 컴퓨팅센터 해남행의 ‘나비효과’ 하지만 정부 안팎에서 꼽는 주요한 배경 중 하나는 대규모 사업 유치를 놓고 벌어진 지역적 반발이다. 전남 해남행이 결정된 국가 AI 컴퓨팅센터의 ‘나비효과’라는 것이다. AI 컴퓨팅센터는 2조5000억원을 투입해 초대형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는 전략사업이다. 단독 응모한 삼성SDS 컨소시엄은 지난해 10월 해남을 사업지로 낙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광주와 전남, 전북이 경합한 유치 경쟁에서 전남이 승리하면서 나머지 지역의 여론이 크게 악화했다”면서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 정가를 중심으로 뭐라도 해줘야 한다는 요구가 중앙정부와 기업을 향해 빗발쳤다”고 말했다. 어쨌든 ‘남부권 벨트’ 발표 직후까지만 해도 큰 논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보고회 참석 기업의 관계자도 “대통령이 평소에도 지방에 신경 써달라는 주문을 자주 했는데, 그런 차원의 독려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6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발언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불씨가 엉뚱하게도 용인 클러스터로 튀기 시작한 것이다. 김 장관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용인에 SK와 삼성전자가 입주하면 그 두 기업이 쓸 전기의 총량이 원전 15기 규모”라며 “꼭 거기에 있어야 할지, 지금이라도 전기가 많은 쪽으로 옮겨야 되는 건 아닌지 고민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지역 정치권에서 이전론이 분출했다. 전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용인 팹의 새만금 이전을 주장하며 전북도당 산하에 ‘삼성전자 전북 이전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이어 이병훈 민주당 호남발전특별위원회 수석부위원장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분산 배치론’을 들고 나섰다. 쪼개진 전력·산업 정책 ‘후폭풍’ 용인 클러스터에 1000조원 투자를 결정해 놓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엔 비상이 걸렸다. 이미 SK하이닉스는 원삼면에서 내년 가동을 목표로 1기 팹을 짓고 있는 상태다. 삼성전자 역시 이동·남사읍 일대에 6기의 팹을 건설하기로 하고 LH와 부지 매입 계약을 맺었다. 수백 곳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설계기업도 두 회사를 따라 입주를 준비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반도체 산단은 계획부터 준공까지 최소 8년이 걸리는데 이를 처음부터 다시 하라는 요구나 마찬가지”라며 “반도체 공급 부족에 용인 팹의 가동 시기도 최대한 당겨야 하는 상황인데, 자칫 차질이 빚어지면 시장 주도권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파문이 커지자 기후부는 “발언 취지가 잘못 전달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송전망 건설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지산지소(地産地消·지역생산, 지역소비)형 전력망 구축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한 관계자는 “기존 반도체 산업전략에서 밝힌 대로 클러스터 인프라의 적기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전망을 담당하는 기후부는 분산의 필요성을, 산업정책을 담당하는 산업부는 집적(클러스터)의 효과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셈이다. 과거 산업통상자원부가 산업·에너지를 총괄할 때와는 다른 상황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정부로선 여당조차 지역별로 갈려 대립하는 상황이 부담스러운 데다, 자칫 밀양 송전탑 사태 같은 상황이 벌어질까 봐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클러스터 이전은 “기업 몫”이라고 선을 그은 청와대도 한편에선 기업들에 지방 투자를 독려하며 각종 ‘당근’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엔 연구인력의 ‘주 52시간 근로 예외’, ‘금산분리 완화’ 같은 민감한 내용도 포함된다. 규제를 풀어주되 지방 투자를 전제 조건으로 달겠다는 것이다. 지방에 또 하나의 ‘희망 고문’ 되나 하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가장 현실적인 장벽은 인력 문제다. 반도체는 인프라와 함께 숙련된 인력 확보가 중요한 산업이다. 한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서울에서 근무지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에 따라 채용 인력의 질이 달라지는 게 현실”이라면서 “천안이나 청주 근무도 꺼리는 판국인데 남부권에서 연구개발 인력을 구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집적의 효과가 큰 산업의 특수성도 있다. 최소 5개 이상의 팹이 모여있어야 제대로 된 경쟁력이 나온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그래야 연구개발과 제조인력이 한 곳에 모여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소재·부품·장비 협력사의 생태계가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금은 수퍼 호황이라지만 사이클을 타는 업종 특성상 새로운 클러스터가 들어설 즈음 상황은 전혀 달라질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용인 클러스터 건설 등으로 2030년에만 생산량이 현재의 156%가 된다”면서 “게다가 미국, 일본, 독일 역시 라인을 늘리고 있어 공급 과잉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곳저곳에 새로운 반도체 클러스터를 키우겠다고 나서는 건 또 다른 ‘희망 고문’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역 균형 성장을 위한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너지 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이규섭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영국은 스코틀랜드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런던에서 쓰고, 중국도 서부에서 만든 에너지를 동부에서 쓰는 등 지역적 수급 불균형을 국가 전체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면서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 강화 등을 통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지방행을 택하게 하는 등 정책적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민근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