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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전의 삶이 급류를 타는 카누였다면, 이제는 잔잔한 물결 위에서 노를 저어야 한다. 다만, 더 빨리 저어야 한다." 지난 16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의 마지막 연단에 오른 김상윤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Alzheimer's disease, on its way'라는 발표 제목은 '퇴임 강연'이라는 표현과는 거리가 멀었다. 알츠하이머병 연구가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묻는 현재진행형의 선언에 바다이야기하는법 가까웠다. 김 교수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로 재직하며, 국내 알츠하이머병 진단과 연구, 치매 학술 네트워크 구축을 이끌어 온 대표적인 신경과 전문의다. 이날 심포지엄은 김 교수가 한국 신경과학, 특히 치매 연구와 진료, 학회 조직, 국제 네트워크 구축에 남긴 궤적을 따라가는 자리였다. 8명의 연자는 제자이거나 공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동 연구자이거나, 김 교수의 문제의식에서 연구 주제를 건네받은 이들이었다. 발표 주제는 서로 달랐지만 하나의 공통된 전제를 공유하고 있었다. 지금 한국 치매 연구의 일상은 누군가의 오래된 질문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이다. 김 교수가 수십 년간 던져온 질문들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확장돼 이날 한자리에 모였다. 뽀빠이릴게임 김상윤 교수 정년퇴임 심포지엄이 열린 분당서울대병원 대강당 / 디멘시아뉴스 박영호 교수, 예술에서 출발한 뇌과학의 확장 첫 발표를 맡은 박영호 교수(서울의대)는 '뇌과학과 미술'을 주제로, 예술 감상이 인간의 뇌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신경과학적으 사이다쿨접속방법 로 풀어냈다. 그림을 볼 때 활성화되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를 설명하며, 감동이란 외부 자극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연결'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치매 환자가 그림을 통해 표현을 확장했던 임상 사례를 소개하며, 김 교수가 보여준 학문의 태도를 "질병을 병리로만 환원하지 않고, 인간 바다이야기오락실 의 감정·경험·서사를 함께 바라보는 시선"이라고 설명했다. 예술과 의학을 가로지르는 이러한 문제의식은 이후 여러 제자의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출발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문소영 교수, '상식'을 의심하며 국제 무대를 열다 문소영 교수(아주의대)는 'Uncommon is common'을 제목으로, 김 교수가 한국 치매 연구에 남긴 가장 큰 유산을 "당연하다고 여겨온 것을 끊임없이 의심해 온 태도"라고 짚었다. 우리가 상식이라 부르는 진단 기준과 연구 관행이 실제로는 제한된 맥락에서 만들어진 것일 수 있으며, 진정한 이성적 판단은 전혀 흔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이다. 문 교수는 이러한 태도가 김 교수를 단순한 연구 성과의 축적자가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연구자로 자리매김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문 교수는 특히 김 교수가 국내 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국제 학회와 연구 네트워크 속에서 한국 치매 연구의 좌표를 만들어 온 과정에 주목했다. 국제 학술대회 기획과 해외 연구자들과의 교류, 공동 연구 구조를 통해 한국의 임상 경험과 연구 성과가 국제 논의의 장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는 것이다. 그는 김 교수를 '지적 호기심', '지속가능성', '프렌드십'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하며, 이러한 태도가 개인의 업적을 넘어 한국 치매 연구가 국제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토대를 형성해 왔다고 말했다. 고성호 교수, 진단의 패러다임을 바꾼 문제 제기 고성호 교수(한양의대)는 알츠하이머병 혈액 바이오마커 연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임상 적용의 과제를 정리했다. 그는 김 교수가 초기부터 혈액 기반 진단의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당시에는 회의적인 반응이 적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지금 혈액 바이오마커는 향후 치매 진단의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고 교수는 혈액 바이오마커가 현재 PET 검사의 보완재이자 임상 진입을 위한 관문으로 기능할 수 있으며, 조기 진단과 치료 전략 수립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실제 임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한국 의료 환경에 맞는 전략적 도입과 활용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서치와 리얼월드는 다르다"는 김 교수의 말을 인용하며, 기술적 진보에 대한 냉정한 거리 두기가 오히려 임상 현실을 지켜 왔다고 평가했다. 윤영철 교수, 기술을 대하는 신경과의 자세 윤영철 교수(중앙의대)는 인공지능 기반 치매 진단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짚었다. 의료데이터를 위한 로컬 언어모델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기술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떤 질문으로, 어떻게 사용하느냐라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김 교수가 후학에게 종종 "백지를 줄 테니 더 나은 그림을 그려보라"고 말하던 일화를 소개했다.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사고의 여지를 남겨두는 방식은,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대할 때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심포지엄의 연자들과 대한치매학회 임원, 왼쪽부터 심용수 교수, 박영호 교수, 문소영 교수, 정지향 교수, 김상윤 교수, 나해리 원장, 양동원 교수, 최성혜 교수, 박기형 교수, 고성호 교수 / 디멘시아뉴스 심용수 교수, 감정을 다시 임상의 중심에 놓다 심용수 교수(가톨릭의대)는 감정을 본능적 반응으로만 이해해 온 기존 관점에 질문을 던지며, 치매 환자의 감정과 사회적 인지를 학습과 경험의 산물로 설명했다. 뇌 어딘가에 '두려움 버튼'이 존재하는 것처럼 단순화된 설명이 과연 충분한가라는 문제 제기였다. 그는 감정을 사회적 인지(Social Cognition)의 맥락에서 바라볼 때, 치매 환자의 회상치료와 정서적 반응을 더욱 정교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심 교수는 정서 세분화(Emotional Granularity) 개념을 중심으로 감정 연구의 임상적 의미를 짚었다. 감정을 더 세밀한 언어로 구분할수록 예측의 정확성과 행동의 유연성이 높아지고, 정신적·신체적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다. 심 교수는 "감정은 뇌의 배선 위에서 만들어진다"며, 치매를 인지 기능의 문제에만 가두지 않고 감정과 관계의 영역으로 확장해 보게 만든 김 교수에게 감사를 전했다. 정지향 교수, 말기 치매 '헤어질 결심'을 논의할 책임 정지향 교수(이대의대)는 말기 치매 돌봄을 둘러싼 문제를 '개인적인 소회'라는 전제에서 풀어냈다. 재택의료가 활성화되면서 임종까지 집에서 모시고자 하는 보호자가 늘고 있지만, 정작 치매 환자의 말기 돌봄에 대해 의료진과 충분히 논의해 본 경험은 드물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치매 환자의 죽음을 이야기하지 않는 데 익숙해져 있다"며, 'Aspice Mortem(죽음을 직시하라)'라는 화두를 던졌다. 해외에는 말기 치매 돌봄 가이드라인이 존재하지만, 국내에서는 사전연명의료 결정조차 치매 환자에게 충분히 논의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레카네맙 치료를 받던 환자가 잦은 입퇴원을 반복하다 결국 위루관(PRG/PEG)을 시행하게 된 사례를 언급하며, 치매 환자에게 '먹는 문제'는 가볍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고 말했다. 보호자에게 필요한 것은 막연한 각오가 아니라, 임종 장소 선택, 손으로 소량의 음식을 드리는 방식과 자연사에 대한 이해, 재택의료 활용, 대학병원 응급실 이용의 한계, 자택 사망에 대한 준비까지 포함한 '헤어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김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말기 치매 돌봄의 기준과 가이드라인으로 구체화되기를 기대한다는 뜻도 덧붙였다. 박기형 교수, 신약 개발의 역사, 질문의 역사 박기형 교수(가천의대)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의 변천사를 정리하며, 임상시험의 주요 평가 지표가 인지 척도에서 바이오마커 중심으로 이동해 온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약물 개발의 역사는 결국 진단 기준과 질문의 역사라고 말했다. 김 교수가 자주 언급해 온 '메멘토 모리'와 '공부하며 노는 즐거움'은 연구와 삶을 분리하지 않는 태도로 이어져 왔다. 박 교수는 이를 "임상을 지속하게 만드는 힘"이라고 평가했다. 나해리 원장, 끝까지 남아 있는 기능을 바라보는 시선 나해리 보바스기념병원 원장은 미국에서 개발된 중증 치매 환자 평가 도구 SIB(Severe Impairment Battery)를 국내 임상에 도입·검증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 임상적 의미를 설명했다. 경증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중증 단계에서도 남아 있는 인지 기능을 측정하려는 시도는 환자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SIB는 거의 모든 문항에서 0점이 나오는 '바닥 효과'를 극복해, 중증 치매 환자의 미세한 변화와 치료 반응을 포착할 수 있는 도구라는 점에서 임상과 연구 모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나 원장은 25년간 신경과 의사로서 김 교수와 함께해 온 시간을 돌아보며, "깊이와 너그러움을 동시에 지닌 스승"이었다고 말했다. 정년퇴임 심포지엄의 마지막 발표자로 연단에 올라 'Alzheimer's disease, on its way'라는 제목으로 연구 여정과 소회를 밝히고 있는 김상윤 교수 / 디멘시아뉴스 김상윤 교수, "퇴임은 멈춤이 아니라 속도의 변화" 마지막 발표자로 연단에 선 김상윤 교수는 자신의 약력과 연구를 나열하는 평범한 퇴임 강연 대신, 감사와 성찰의 언어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김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을 하나의 완결된 질환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 중(on its way)'인 개념으로 규정하며, 진단 패러다임과 연구 환경의 변화를 차분히 짚었다. 진단 기준은 병리 중심으로 이동했고, 바이오마커와 신약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지만, 그만큼 더 정교한 질문이 요구되는 단계에 와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대한치매학회와 올해 9회를 맞은 NFAD가 연구자들이 질문을 공유하고 국제적으로 연결되는 공동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개인의 성과를 넘어 학문 공동체의 성장을 무엇보다 보람 있는 성취로 꼽았다. 김 교수는 은퇴 전의 삶을 '급류를 타는 카누'에, 은퇴 이후를 '잔잔한 물결 위에서 노를 젓는 시간'에 비유했다. 방향을 잡는 긴장은 줄었지만, 더 넓은 시야에서 더 빠르게 저어야 한다는 말은 연구자로서의 태도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줬다. 정년퇴임은 제도적 마침표일 뿐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확인된 것은, 김 교수가 던져온 질문들이 이미 여러 연구자의 연구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 치매 연구는 한 세대를 정리하는 동시에, 다음 세대를 향해 방향을 다시 맞추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