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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은(46·사진) 작가는 미대에서 조소과를 다녔다. 하지만 조각에는 도통 관심이 가지 않았다. 대신 그를 끌어당긴 건 소리였다. 바이올린을 너무 좋아해 한때 음대로 진로를 생각했던 그였다. 막판 미대로 방향을 틀어서였을까. 음악에 대한 미련을 해소하듯 미대 시절부터 흙과 나무 대신 소리를 가지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고 놀았다. 소리를 재료로 작업하는 일은 즐거웠지만 남과 다른 길이라 외롭다는 생각도 이따금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 인생 20여년 고수했던 소리 작업이 마침내 공식 인정을 받았다. 그가 김지평, 언메이크랩, 임영주 등 다른 세 후보를 제치고 국립현대미술관이 SBS문화재단 후원을 받아 중진 작가에게 주는 ‘2025 올해의작가상’ 최종 수상자로 연초 바다이야기온라인 결정된 것이다. 시상식이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간 김영은 작가를 지난 24일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작가는 “(소리 작업이 갖는 미술적 가치를) 설득하는 데 다른 매체보다 시간이 좀 오래 걸린 것 같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말했다. -미대 시절 했던 소리 작업은 어떤 바다이야기오락실 것이었나. “유행가를 리믹스하거나 길거리에서 녹음한 소리들을 재료로 사용했다. 이후 대학원을 다니면서 소리를 재료로 한 작업에 더 집중하게 됐다.”(홍익대 조소과를 나온 작가는 한국종합예술학교 전문사를 거쳐 네덜란드 헤이그 왕립음악원 소리학 과정을 수료했고,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대 산타크루즈에서 디지털미디어 박사 과정을 하고 있다) 골드몽사이트 -지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하는 전시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청음 훈련을 하던 일본군, 냉전 시절 통금 사이렌 등 역사에서 소재를 가져온 작업이 많더라. “소리나 청취는 사회적 요구나 제도가 반영된 역사적 유물이다. 자연스레 과거의 소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제국주의 식민지와 냉전 시대는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쿨사이다릴게임 부분 아닌가. 역사적 소리인데 잊혀진 걸 소환하고 싶었다.” -전시장에는 텍스트만 흘러 다니는 영상 작품들이 많다. 소리를 다루는데 소리가 들리지 않는 작품을 보는 기분이 묘하다.(‘붉은 소음의 방문’은 강렬한 붉은색 바탕에 흰색 명조체 글씨로 냉전 시대를 상기시키는 문장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예컨대 “서울에서는 통금 사이렌 소리가 잠깐 바뀐 적이 있어요. 어느 날 그 소리가 자장가로 바뀌어 있더라고요” “12시 넘어 다니면 간첩이라도 될 알았던 어제가 너무 궁금했어요” 같은 문장만 명멸한다. 문장의 선택은 아주 정교하다. 심사위원 중 한 명인 미국 디아 아트 파운데이션 큐레이터 조던 카터는 “개념적인 부분을 잘 조명했고, 시각적인 효과를 덜 내세우지만 결과적으로는 매우 힘이 있는 작품”이라고 칭찬했다) “근대의 산물인 녹음 기술이 발전하기 이전에 존재했던 소리들은 소리 자체로 남아 있는 게 거의 없다. 결국 옛날 신문 기사, 행정 기록, 인터뷰 등 문헌 자료를 찾아볼 수밖에 없다. 그런 문헌에서 발췌해 문장으로 영상을 구성했다. 또 소리를 보여주기 위해 꼭 어떤 구체적인 이미지가 들어가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영상 작품마다 마지막 장면에 참고문헌이 빼곡하게 나오는 게 인상적이다) 김영은의 작업은 동시대의 소리를 재료로 한 작품에서는 소리가 들리고 이미지가 나오는 등 여느 영상 작품 문법과 비슷해진다. 특히 ‘듣는 손님’ ‘미래의 청취자들에게 Ⅲ’ 등에서는 디아스포라 주제가 공통적으로 관통한다. ‘듣는 손님’의 경우 로스앤젤레스 한인 여성 이민자의 인터뷰 영상이 나온다. 네이티브처럼 쓰는 영어와 이민자 영어 중 어떤 걸 선택할까 고민하던 그녀는 최종 후자를 선택한다. -이런 주제, 이런 장면은 작가의 인생 궤적, 그리고 고민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네덜란드, 2017년부터 미국에서 살고 있다. 외국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이민자 커뮤니티에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디아스포라적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런 일련의 작업은 소리와 그것을 듣는 청취의 관행이 시대적 욕망, 사회의 제도, 권력과 이데올로기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소리의 민족지학’이라는 평가를 들으며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듣는 손님’ 김영은의 작업은 소리의 민족지학에서 나아가 페미니즘, 장애 문제 등 사회적 약자의 세계로 영토를 확장한다. ‘미래의 청취자들에게 Ⅲ’는 아일랜드 남성 이민자들의 목소리로 미국에서 녹음된 소리를 디지털 변환 과정을 거쳐 여성 합창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 ‘듣는 손님’은 패럴림픽 종목 중 소리가 나는 볼을 이용해 상대팀 골에 볼을 넣는 경기인 ‘골볼’을 하는 장면을 담았다. 개인적 고민을 넘어 사회적 연대로 나아가는 모습은 포용적으로 비친다. 아뜰리에 에르메스 아트 디렉터 안소연의 평가가 적확해 보인다. “김영은은 시각예술 안에서 소리를 다루는 굉장히 중요한 작가이며 소리에 깃든 사회·정치적 맥락을 잘 포착한 점이 돋보였다.” 글·사진=손영옥 미술전문기자 yosoh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