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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열 EBS 사장이 1월 28일 오후 일산 EBS 사옥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최근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2026년 'EBS의 AX(인공지능 전환)'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오션파라다이스게임 코로나가 본격화되던 2020년 4월 9일 중3·고3 대상 온라인 개학을 시작한 뒤 EBS의 '온라인 클래스' 서비스에 크고 작은 에러가 발생했다. EBS는 '동네북'이 됐다. 같은해 4월 14일 기술전문가들 중심으로 '기술상황실'이 만들어졌다. EBS는 물론이고, 운영사인 '유비온', MS 전문가, 베스핀 글로벌, LG 바다이야기2 CNS 최적화팀, 교육부·과학기술정통부 관계자 등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3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쌍방향 원격교육시스템 '온라인 클래스'가 정상 가동됐다. [관련기사] 초유의 '온라인 개학' 준비, EBS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나 (https://omn.kr/1ndgf) 당시 부사장으로 기술상황실장 겸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코로나19 대응 교육지원 비상대책단 단장을 맡았던 이가 김유열 EBS 사장이다. 그가 2020년 4월 19일자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은 '동네북' EBS에 '칭찬 글'이 달리게끔 하는 반전의 계기가 됐다. 그 글에는 EBS의 내부 준비 상황과 한계 등을 솔직하게 밝히고 사과하는 한편, 예상치 못한 접속 폭주와 시행착오 속에서도 "아이들의 수업을 멈출 백경게임 수 없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격무를 무릅쓰며 결국 해결책을 찾았던 숨가빴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 김유 황금성게임다운로드 열 EBS 사장 "안중근을 AI로 살려냈다"ⓒ 고정미 코로나 당시의 이같은 경험은 한국 교육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었다. 김유열 사장이 내놓은 2026년 신년사의 화두는 'EBS의 AX(AI Transformation, 인공지능 전환)'다. AI 대전환과 관련해 김 사장은 "지난해가 베타 테스트였다면 올해는 실전"이라고 말한다. 그는 "EBS(Educational Broadcasting System)가 아니라 EMS(EBS Media System)를 지향해야 한다"며 "방송·인터넷의 AX가 마무리되면 EBS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미디어사가 돼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계획은 구체적이다.< AI 고전 - 역사를 바꾼 100책 >에서는 애덤 스미스를 환생시켜서 <국부론>을 저자 직강하게 하는데, 원전을 바탕으로 제작해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지역교육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EBS 자기주도학습센터'도 올해 100곳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김 사장은 "또다른 EBS"라고 표현한다. 방송·온라인·AI·오프라인이 결합된 서비스인데, 무료로 운영되는 '공공형 스터디카페'라고 생각하면 된다. EBS 내부의 콘텐츠 제작 환경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 정책센터와 경영지원센터를 제외한 전 부서에서 AI 콘텐츠를 만든다. 이미 지난해 김 사장과 임원, 이사들을 포함한 전 직원이 AI로 동영상을 만드는 연수를 받았다. 지난달 28일 오후 일산 EBS 사옥에서 김유열 사장을 만나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EBS의 AX'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김유열 EBS 사장이 1월 28일 오후 일산 EBS 사옥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최근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2026년 'EBS의 AX(인공지능 전환)'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 방송산업의 위기가 심각하다. 지상파 광고 매출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 "EBS를 포함한 지상파 4사의 광고 매출이 2002년 2조870억 원대에서 지난해 5530억 원대로 크게 줄었다. 반면, 제작비는 10배 가까이 올랐다. 이 아이러니를 어떻게 봐야 하나. '하이 코스트(high cost)' 전략이 위대한 콘텐츠를 만든다는 착시 속에서 투자를 하다보니 제작비가 어마어마하게 늘었다. 그러다보니 드라마가 대박이 나도, 광고가 완판이 돼도 적자라고 한다. 방송산업의 본질적인 위기는 광고가 디지털, 즉 유튜브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넘어간 것이다. 위기가 닥치니까 경쟁이 치열해지고 드라마·예능의 제작비 단가를 상승시키는 과당경쟁을 불러일으켰다. 이게 '군계일학(群鷄一鶴)'의 전략이다. 한 마리 학을 만들기 위해 물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광고는 25% 수준으로 떨어졌는데도 제작비 단가는 10배가 뛰었다면 감당이 되겠는가." 다르게 기획·제작·유통하는 '군학일계(群鶴一鷄)' 전략 - 지상파 방송의 위기, 유튜브와 OTT의 부상, EBS의 전략은 무엇인가. "1등을 향해 집중하는 과당경쟁의 늪에서 탈출해야 한다. 무조건 다르게 기획하고, 다르게 제작하고, 다르게 유통하는 '군학일계(群鶴一鷄)' 전략이 필요하다. 세스 고딘(Seth Godin)이 <퍼플 카우(Purple Cow)>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 10만 마리의 회색 소 가운데 보랏빛 소 한 마리가 있으면 눈에 띈다. '하이 코스트(high cost)'가 아니라 '리마커블(remarkable)'한 콘텐츠에 주목해야 한다. 반드시 비용을 많이 들여야 하는 건 아니다. 실제 사례가 있다. EBS 역사상 제작비가 가장 적었던 2008년에 프라임 타임대의 여러 장르 프로그램 70%를 폐지하고, 다큐멘터리로 선택과 집중을 했다. <다큐프라임>, <세계테마기행>, <한국기행>, <극한직업>을 기획했고 방송했다. 다른 방송사가 예능과 드라마에 집중할 때 EBS는 철저히 다큐로 갔다. 가장 제작비가 적은 시기였는데도 시청률이 6배, 수상 실적이 10배 정도 뛰었다. <다큐프라임>은 아카데믹하게 만들어서 한 번 만들면 여러 번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예전에는 1500만 원짜리의 다른 프로그램을 주당 세 편씩 만들었다면, <다큐프라임>은 5000만 원짜리 한 편을 만들어 세 번 이상 방송하는 전략을 폈다. 실제 시청률이 더 올라갔다. <세계테마기행>은 제작비 절감을 위해 일부러 출장비 C급 지역을 집중적으로 가고, 한번 가면 4편 방송 분량을 촬영하게 했다. 현재는 2008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수많은 회색 소가 있다. 하루에 72만 시간 분량의 유튜브 콘텐츠가 새롭게 업로드된다. 전 세계 절대다수 콘텐츠가 OTT와 모바일로 사람들에게 도달한다. 더 크고 더 빠른 회색 소를 만들겠다고 경쟁하면 허망해진다. 선택과 집중, 차별화를 하지 않으면 또 다른 회색 소 한 마리를 값 비싸게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 김유열 EBS 사장 "방송은 끝났을까? EBS, AI로 새로운 실험"ⓒ 고정미 - 2022년 사장으로 취임한 뒤 비상경영을 선언했고, 지난 2024년과 2025년에는 2년 연속 흑자를 냈다. 지상파의 위기 속에서도 내실있는 경영이 가능했던 비결은 무엇인가. "2022년 3월 8일 취임하자마자 그해 수입·지출을 분석해 보니 350억 원 적자가 예상됐다. 자본 잠식 직전까지 간 상태였다. 취임하니까 아득하더라. 솔직하게 자금 사정을 하나도 숨기지 않고 공개했다. 이대로 가면 조만간 자본 잠식된다고도 했다. EBS는 2017년 일산 신청사로 이전한 이후 구조적인 대규모 적자에 빠져 있었다. 신청사 이전 이후 약 10년 동안 인건비만 100억 원이 늘었다. 코로나 때 일시적인 흑자도 코로나 이후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두 가지 방향의 노력이 불가피했다. 하나는 비용 절감이다. 나와 간부들이 임금 10%를 반납하고, 연차 휴가를 100% 소진했다. 나는 첫해에 임금 20%를 삭감했다. 노동조합에 주 4.5일제, 기본급 일부 삭감, 연차 휴가 100% 소진을 제안했다. 처음에는 전혀 수용되지 않았고 오히려 사장 퇴진 요구가 나왔다. 예전부터 굳어진 적자 구조를 이유로 사장 퇴진 운동을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타협하면 EBS에 돌이킬 수 없는 위기가 도래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4개월간 주 4.5일제와 0.5일 재택근무, 연차 휴가 일부를 강제 소진하는 조건으로 대타협을 봤다. 약 2.3% 정도의 임금 삭감 효과가 있었다. 제작비도 일부 삭감하고 신입사원 채용도 줄여서 170억 원가량의 경비를 절감했다. 이에 더해 150억 원가량 신규 수익을 창출했다. 유튜브 수익이 서너 배 올랐고, 구독 수익도 급증했다. 특히 EBS가 보유한 100만 개의 디지털화된 문항을 여러 곳에 판매하는 AI 데이터사업 수익이 수십억 원 발생했다. 멘토링, 화상 튜터링 등 원격교육 관련 디지털 수익도 새로 생겼다. 출판 부서도 열심히 했다. E-BOOK도 발행하고 신규 교재 라인업으로 70억 원 이상의 순익을 창출해냈다. 모두 합쳐서 약 300억 원의 수익 구조를 개선했다. 2024년 노사 갈등에도 '흑자 전환'... 2025년 48억 당기순이익 ▲ 김유열 EBS 사장 "AX 진짜 시작, EBS는 '공부 맛집'"ⓒ 고정미 2024년 노사 갈등에도 불구하고 흑자로 전환됐다. 흑자로 전환되니 구성원들의 불안도 좀 가라앉은 것 같다. 2025년 새로운 노조가 들어서면서 본격 노사 상생 방안을 연구했고, 지난해 5월에 노사 상생 선언을 하고 조건 없이 전격적으로 주 4.5일제를 도입했다. 임금도 호봉 승급 외에 2.7% 인상에 합의했고, 격려금도 흑자의 20%를 지급하기로 했다. 간부와 구성원들이 일치단결해서 헌신한 덕분이다. (※ EBS는 2025년 4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 AI와 디지털 관련 수익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AI 관련 사업 수익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2023년 12억 원, 2024년 78억 원, 2025년 95억 원이었고, 올해는 확정된 것만 100억 원이 넘는다. 디지털 수입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다. 유튜브·구독 수입도 늘어나고 있고, 올해부터는 비(非)방송 디지털 콘텐츠 판매 수익도 크게 늘 전망이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2026년과 2027년은 흑자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올해와 내년에 반영되는 큰 규모의 장기계약이 이미 성사됐다. 흑자 구조가 어느 정도 구축된 셈이다. 나는 EBS(Educational Broadcasting System)가 아니라 EMS(EBS Media System)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수익 구조로만 놓고 보면 EBS는 이미 방송사가 아니다. 전체 매출 가운데 3분의 2가량인 2000억 원 정도가 방송과 무관한 수입이다. 취임하면서 EBS의 디지털 지식콘텐츠 허브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지식콘텐츠부도 만들고 유튜브팀도 만들었다. 방송과 인터넷의 AX(인공지능 전환)가 마무리되면 EBS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미디어사가 돼 있을 것이다." ▲ 김유열 EBS 사장이 1월 28일 오후 일산 EBS 사옥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최근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2026년 'EBS의 AX(인공지능 전환)'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 올해 신년사에서 '방송 산업은 중세 길드처럼 진입 장벽이 높은 스페셜리스트들의 아성이었다'고 했다. AI 시대에는 그 장벽이 무너지고 있다는 뜻인데. "2018년 <다큐프라임>을 직접 연출하면서 출장을 갔는데, 그때 느꼈다. 예전에 스테디캠을 쓰려면 하루에 200만 원씩 들었다. 그런데 고프로에 스태빌라이저가 달린 카메라를 처음 다뤄봤는데 전문가 수준의 안정된 화면이 나왔다. 항공 촬영도 마찬가지다. 전문 헬기를 띄우면 1억5천만 원이 들었다. 돈이 없는 방송사는 스테디캠도 못 쓰고, 항공 촬영도 못 했다. 지금은 어떤가. 유튜버들이 고프로에 드론으로 이런 제작비의 장벽을 뛰어 넘고 있다. 유튜브는 조금이나마 기술 장벽이 있는데, AI는 그것조차 없다. 음악 작곡을 안 해본 사람이 작곡을 하고, 있지도 않은 실사 같은 화면을 카메라 없이 만들어낸다. AI 기술이 시시각각 엄청나게 발전을 하니까, 몇 년 안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영상 퀄리티가 나올 것이다. 그런 시대의 방송사는 뭐냐? 이 질문을 하고 살아야 한다." "방송이 아직도 첨단 미디어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 인터넷, 유튜브, 모바일 시대를 거쳐 AI까지. 이런 격변기에 EBS가 잘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은 어디에서 왔나. "EBS가 12개의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하면 다들 놀란다. EBS 플랫폼 가운데 인터넷 플랫폼 수가 방송 플랫폼을 넘어선 지 오래다. EBS 공사법에 방송사 중 유일하게 원격교육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지상파 방송은 이미 레거시 미디어가 됐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방송이 아직도 첨단 미디어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이미 주도권은 인터넷과 모바일로 넘어갔다. 코로나가 터졌을 때 'EBS 코로나19 대응 교육지원 비상대책단' 단장과 기술상황실장을 맡았다. EBS가 단순한 방송사만은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EBS는 코로나가 본격화된 지 한 달 만에 3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쌍방향 원격교육시스템을 구축해 초·중·고 학생들에게 원격교육 서비스를 제공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0개 채널에서 학교 교실수업 모델을 그대로 동시 생방송 했다. 현재 AX(인공지능 전환)도 비슷한 마음으로 한다. 코로나 때 인터넷이 있었으니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EBS가 자기 역할을 할 수 있었다. AI는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세상을 흔들어놓을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 가장 격렬하고 과격한 변화가 일어날 거라고 본다. 방송이 인터넷 시대나 유튜브·OTT 때처럼 손을 놓고 있으면 망할 것이다. AI는 엄청난 쓰나미지만, 불가측성과 변화가 심화될 때 기회도 있다고 본다." ▲ 김유열 EBS 사장이 1월 28일 오후 일산 EBS 사옥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최근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2026년 'EBS의 AX(인공지능 전환)'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 지난해 EBS 자체적으로 AI 콘텐츠 제작 실험을 했다고 들었는데. "지난해 초에 엄청난 결정을 했다. 기술본부에 4명을 배치해서 100% AI 툴로만 프로그램을 만드는 팀을 꾸렸다. 카메라맨 1명, 그래픽 디자이너 1명, 엔지니어 1명, PD 1명으로 구성했다. 이들이 작가, PD, 카메라맨, 그래픽 디자이너, 작곡, 음향, 편집까지 콘텐츠 제작의 모든 요소를 AI를 활용해 만든 뒤 방송 편성까지 하겠다고 한 것이다. '방송이 된다고 생각하고 만드는 것'과 '연습 삼아 만드는 것'은 사람의 마음가짐이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실전 상황으로 하자, 방송에 무조건 내보낸다고 했다. 이케아 디자인실 철학이 있다. '시제품 하나가 100번의 회의보다 가치 있다(A prototype is worth a thousand meetings)'는 것이다. 그런 방송용 프로토타입을 만든 것이다. 약 3개월 만에 프로그램이 나왔는데, 퀄리티가 탁월했다. 직종 간 차이도 안 났다. 이게 AI 시대의 평등성이라는 것이다. 일반인을 2, 3개월 정도 AI 툴로 연수시키면 비슷한 수준의 콘텐츠를 만들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당사자들의 만족도도 굉장히 높았다. 다들 계속하고 싶어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게 - 제작비는 어느 정도 차이가 났나. "원가 분석을 해봤더니 놀라웠다. 기존 방송 프로그램 단가의 10분의 1에서 20분의 1 수준이었다. 예전에 CG나 애니메이션을 외부에 의뢰하면 5분짜리에 2억 원은 들었을 것이다. 그와 비교하면 100배 차이가 나는 셈이다. 대규모 '군학일계'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제작비 과당경쟁 시스템을 정반대로 되돌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BS의 AX(인공지능 전환)' 지난해는 베타, 올해는 실전" - 올해에는 EBS의 AI 콘텐츠를 어떻게 확대시켜나갈 계획인가. "지난해가 베타 테스트였다면 올해는 실전이다. 전방위적으로 AI 콘텐츠 생산을 확대하려고 하고 있고, 이미 편성 개편이 끝났다. 첫째, EBS가 이미 선정해둔 '역사를 바꾼 100책'을 AI로 부활시킨다. 이다. 애덤 스미스를 환생시켜서 <국부론>을 저자 직강하게 하면 어떨까, 칸트가 <순수이성비판>을 가르친다면? 원전을 바탕으로 제작해서 글로벌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살아있는 석학들이 등장하는 <위대한 수업(Great Minds)>과 패키지로 월~금 데일리 편성을 한다면 어떤 변화를 불러올까. 3월에 편성할 예정이다. 둘째, 어린이 역사 교육이다. 셋째, 기술본부 AI팀이 이 밖에도 ▲ 김유열 EBS 사장이 1월 28일 오후 일산 EBS 사옥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최근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2026년 'EBS의 AX(인공지능 전환)'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 그런 AI 콘텐츠의 규모가 확대되면 방송사의 개념 자체가 달라지는 것 아닌가. "맞다. 방송사는 기본적으로 편성의 개념이 있다. 24시간 안에 프로그래밍을 해서 배치하는 것이다. 그런데 100편 만들 걸 1만 편 만들겠다고 하면 그건 방송 개념이 아니다. AI는 그러한 확장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EBS는 무한대의 전문 지식콘텐츠를 글로벌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교육방송으로 거듭나야 한다. 올해 이런 AI 콘텐츠가 본격적으로 방송되면 콘텐츠 업계의 지형이 바뀔 것이라고 본다." - AI 콘텐츠를 제작할 때 특별히 경계해야 할 대목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건 진실성이다. 교육 콘텐츠에서 AI의 환각(hallucination)은 치명적이다. 예를 들어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다룬다면, 인용되는 문구에 원전의 페이지 쪽수까지 자막에 적어넣겠다는 게 제작진 의견이다. 그 정도로 사실 확인에 천착하겠다는 것이다. 어린이 역사교육의 경우 <삼국유사>, <삼국사기>에 있는 팩트로 확인하고, 중간 과정은 전문가 자문을 받고, 작가도 투입한다. "교육 콘텐츠, 'AI의 환각' 철저하게 경계해야" 핵심은 의도의 노출이다. 내가 뭘 표현하기 위해 AI를 사용한 것인지 그 의도를 밝히는 것이다. 보는 사람이 '저 사람은 저런 의도로 저걸 만들었구나, 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실제 촬영한 것처럼 아무 말 없이 AI로 만들어놓으면, 그건 진실을 잃은 것이다. EBS는 2월 중순까지 'AI 제작 가이드라인'을 제정해서 발표하고 현장에 배포·교육할 예정이다. AI로 만든 콘텐츠에는 반드시 AI 제작 표기를 하는 것이 첫 번째 원칙이다." - AX(인공지능 전환)가 방송 제작뿐 아니라 교육 플랫폼 전체에 해당되는 것인가. "그렇다. 이게 제일 큰 부분이다. EBS에 12개의 웹사이트가 있고 관련 운영비가 수백억 원이다. 교육 콘텐츠를 EBS처럼 대규모의 생성형 AI 기반으로 전환하는 건 국내에선 첫 시도다. 'AX 실무추진팀'을 구성해서 2, 3월 중에 현실성 여부를 검토하고 구체적인 결론을 내릴 것이다. AI 제작 워크플로어를 혁신하고 최대한 사무자동화를 꾀할 생각이다. 교재를 만드는 데도 AI를 활용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공개 강좌 플랫폼인 미국의 '코세라(Coursera)' 같은 교육 사이트는 이미 생성형 AI 기반으로 전환해서, 자연어로 질문하면 동영상도 나오고 수준에 맞는 인터랙티브한 답변도 나온다. 우리도 가야 할 길이다. 다만 교육 사이트에서 가장 큰 숙제는 환각 현상이 안 일어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 운영비 범위 안에서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전환이 이루어져야 EBS의 AX에 마침표가 찍힌다." ▲ 김유열 EBS 사장이 1월 28일 오후 일산 EBS 사옥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최근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2026년 'EBS의 AX(인공지능 전환)'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 AI 시대의 대대적인 변화에 대해 EBS 내부 구성원들의 불안감은 없나. "강력한 드라이브를 거는 거니까 불안감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올해는 전 부서에서 AI 콘텐츠를 만들게 했다. 기술본부, 영상아트센터, 사업센터, 제작본부, 편성센터 모두. 정책센터와 경영지원센터(재무회계, 인사, 법무) 쪽을 빼놓고 나머지 부서에서는 AI 콘텐츠를 다 만든다. 사람은 보지 않으면 두려워 하지만, 보고 나면 방법을 찾는다. 모든 구성원이 피부로 경험하게끔 하는 것이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이라고 본다. 지난해에는 전 직원이 AI로 동영상을 제작하는 연수를 받았다. 사장인 나도 받고 임원도 받고 이사님들도 다 받았다. 매일 강의만 들어서는 마인드가 안 바뀌더라. 실제로 음악 작곡도 해보고, 동영상도 만들어보고, 편집하는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AI 콘텐츠 제작에 대해 실감을 하는 것 같았다. EBS 구성원들의 장점이 있다. EBS는 방송만 하는 게 아니라 출판(연간 1200만 부 발행), 12개 웹사이트 직영, IT 인력 운용 등 직종이 매우 다양하다. 다른 방송사는 인터넷 웹사이트를 자회사로 넘겼는데 EBS는 직영을 하고 있다. EBS 사람들은 멀티 플레이어다. PD가 뉴미디어 부장을 하고, IT 인력이 홍보부장을 하고. 이미 다른 영역을 경험한 사람들이 많아서 AX든 DX(Digital Transformation, 디지털 전환)든 전환기에 저항감이 상대적으로 적다." "EBS 자기주도학습센터는 '또 하나의 EBS'" - 올해 신년사에서 거론한 '지역교육 공공성 강화' 목표에서 'EBS 자기주도학습센터'가 눈에 띈다. 방송·온라인·AI·오프라인이 결합된 서비스라고 했는데, 어떤 방식인가. "'EBS에 또 다른 EBS가 하나 더 생겼다'고 말한다. 무료로 운영되는 '공공형 스터디카페'다. 처음에 오면 태블릿을 준다. 거기에 EBS E-BOOK이 담겨 있고, EBS의 AI 시스템으로 아이들의 학업 수준을 진단해준다. 학습 코디네이터가 배치돼 있어 수준에 맞는 EBS 동영상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교육부와 지자체, 교육청이 매칭 펀드로 재원을 마련했고, 아이디어를 낸 EBS가 운영을 위탁받았다. 지난해 9월 경기도 포천에서 처음 문을 열었고 경북 예천에 두 번째 센터가 들어섰는데, 벌써 아이들 성적이 올라가고 있다. 60점을 맞았던 아이가 석 달 만에 90점을 맞는다고 한다. 웨이팅이 생길 정도로 반응이 좋다. 현재 스물몇 곳이 만들어졌고, 올해 말까지 100곳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역간 교육격차 해소와 사교육비 경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위대한 수업> 강화와 글로벌 플랫폼 진출 계획은 어떤 내용인가. <위대한 수업(Great Minds)>의 글로벌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 솔직히 해외 이용자가 많지는 않다. 다만, 동남아 쪽에서 이용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 19개 대학이 유료로 이용했고, 다른 대학들도 이용 의사를 밝혀 오고 있다. 비즈니스적으로 아직 큰 의미는 아니지만, 동남아 대학에서 EBS가 만든 콘텐츠로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 최근 희소식이 들려왔다. '프로퀘스트(ProQuest)'와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최대의 학술·교육 동영상 유통 플랫폼인데, 전 세계 대학·도서관·연구기관 등 2만6000개의 회원 기관을 갖고 있다. 아이비리그 대학도 다 포함된다. 동영상으로서는 한국에서 처음 들어가는 형태다. 한국의 지식콘텐츠가 글로벌 메인스트림에 진출한다는 건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 ▲ 김유열 EBS 사장이 1월 28일 오후 일산 EBS 사옥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최근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2026년 'EBS의 AX(인공지능 전환)'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