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에서 1992년 설립된 '성우'는 오랜 기간 자동차 금속 부품을 생산해온 전통 제조사였다. 지방에 있던 이 업체는 2018년 '기술혁신' 선언과 함께 체질 개선에 나선 후 배터리·전장시장의 주목을 받는 벤처기업으로 도약했다. 2차전지용 '탑캡 어셈블리' 기술로 글로벌 전기차와 모바일 기업도 뚫었다.
박종헌 성우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지방 제조 벤처기업이라도 기술만 뛰어나면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볼 수 있다"며 "지금이 다시 '진짜 벤처'를 요구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성우 창업주 박채원 회장의 장남이다.
성우의 '탑캡 어셈블리'는 골드몽릴게임릴게임 원통형 배터리의 안전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다. 셀의 상단을 차지하는 이 부품은 내부 압력이나 온도가 상승할 때 전류를 차단하거나 가스를 배출하는 방식으로 폭발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 부품에는 미크론(0.001㎜) 단위의 정밀도와 높은 내구성이 동시에 요구된다.
박 대표는 "배터리는 성능도 중요하지만 안전이 생명"이라며 "성우는 창업 황금성오락실 초기부터 정밀 프레스·금형 부품을 제조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사가 요구하는 고사양 원통형 배터리 셀의 안전 부품에 대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성우는 기존에는 생산 효율·품질을 중심으로 한 전통 기업으로 사업을 영위하다가 벤처기업으로의 전환에 성공한 회사다. 오랜 기간 자동차 금속 정밀 가공 기술을 축적해온 성우는 이를 바탕으로 2 릴게임갓 008년부터 2차전지 부품 분야에 뛰어들었다.
성우는 2018년을 기점으로 연구개발(R&D) 중심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차전지·전장·전기차 부품 등 신규 사업 비중을 확대하며 자동화 검사 설비 구축과 정밀 금형 기술 고도화 등 R&D 투자도 대폭 늘렸다.
현재 성우가 개발한 원통형 배터리 부품은 국 릴게임뜻 내 대기업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구성품으로 들어간다. 글로벌 모바일 기업의 전자펜에 쓰이는 초소형 배터리에도 성우에서 만든 부품이 사용된다.
성우는 중국 기업들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기술 고도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 LFP 배터리는 제품 안정성과 가격 등에서 경쟁력이 높아 중저가 전기차시장과 에너지저장장치 쿨사이다릴게임 (ESS) 분야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박 대표는 "2차전지 산업은 성능 중심의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가격·안정성 중심의 LFP 그리고 차세대 전고체까지 다양한 셀 구조가 함께 성장할 것"이라며 "LFP 배터리용 안전장치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우는 주요 국내 배터리 기업과 함께 북미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과 멕시코를 중심으로 생산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용지 및 시장조사를 진행해왔다. 다만 올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미국 산업 정책에 큰 변화가 있었던 데다 전기차시장 수요 둔화 등으로 진출 시기를 신중히 보고 있다.
성우는 지방 기업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히지만, 지방 벤처기업으로서의 한계 역시 과제로 남아 있다. 박 대표는 "전문 인력 확보가 가장 어렵다"고 꼽았다. 인재들의 수도권 선호 현상으로 주요 연구소 역시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보니 지방에서는 우수 인력을 채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소재·부품·장비 등 연관 산업 간 연계망이 수도권 대비 느슨해 기술 개발과 인증 절차 등이 느리게 진행되는 점도 큰 문제다.
박 대표는 "지방에서는 시제품 제작이나 시험 인증에 시간이 더 걸리는 상황"이라며 "비수도권 창업 인센티브 확대, 산학연 클러스터 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벤처 30주년을 맞아 결성된 '벤처 서포터즈'에 참여하고 있는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은 "지방 벤처기업은 인력 수급과 기술 네트워크, 그리고 고객 및 시장 접근성 등에서 수도권 대비 물리적인 제약이 존재한다"며 "지역 벤처펀드를 조성하고 여기에 투자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지방 벤처 생태계를 풍부하게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윤식 기자]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