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 시각) 남아공 프리토리아서 열린 ‘제13회 세계 과학기자대회(WCSJ)’의 ‘포화에 둘러싸인 보도: 갈등 지역과 권위주의 정권에서의 과학 저널리즘’ 세션 발표 장면. 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취재단 제공 


“폭격으로 농업 기반이 파괴된 가자 지구에서 기아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농학자의 영상을 보도했습니다. 가자 지구 전역을 돌아다니며 남아있는 작물 종자를 모아 키우고 있었죠. 영상을 공개하고 두세 달 뒤 그가 이스라엘군에게 살해됐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이집트에서 활 우주전함야마토게임 동하는 과학 언론인 암르 라게의 말이 끝나자 무거운 탄성이 장내를 맴돌았다. 12월 2일(현지 시각) 남아프리카 공화국 프리토리아에서 열린 ‘제13회 세계 과학기자대회(WCSJ)’의 오전 세션인 ‘포화에 둘러싸인 보도: 갈등 지역과 권위주의 정권에서의 과학 저널리즘’에서 나온 발표였다. 
이 세션에서는 예멘, 팔레스타인, 레바논, 북한 바다이야기고래 등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거나 분쟁 지역에서 활동하는 과학 언론인들이 모여 자신들의 경험을 나눴다. 이들은 취재와 기사 작성에 따라붙는 어려움을 솔직하게 토로하면서도 과학 저널리즘이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문제 해결을 도울 수 있음을 보여줬다.
먼저 예멘 과학 네트워크의 압둘라흐만 편집장은 내전 중인 예멘에서 과학 기자로 일하는 것이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설명했다. 
“가뭄 실태를 취재하는 도중이었습니다. 댐의 사진을 찍자마자 군인들이 절 감옥에 가뒀어요. 며칠 후에 카메라와 노트북을 다 빼앗은 채로 풀어줬습니다. 이게 제가 항상 접하는 현실입니다.” 
그는 “내전이 격화되면서 납치, 구금, 살해 등의 위협도 심해졌다”며 “취재를 위해서는 언론인 바다이야기무료 이라는 정체성을 완전히 숨겨야 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과학 언론인들은 묵묵하게 제 할 일을 했다. 가자 지구의 과학자에 관해 12편의 영상을 만든 암르 라게는 “그 어떤 과학 언론도 가자 지구에 관해 다루지 않았지만 그곳에서도 과학이 작동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인터 골드몽 뷰 중인 리처드 스톤 사이언스 매거진 선임 국제 특파원. 북한, 이란, 우크라이나 등의 분쟁 지역에서 과학 보도를 진행한 바 있다. 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취재단 제공


“취재 위해 북한만 일곱 번 다녀왔죠”
올해 열린 세계 과학기자대회의 주제는 ‘사회의 과학기술 이해와 문제 회복을 돕는 정의로운 과학 저널리즘’이다. 분쟁 지역의 과학 보도는 정말로 사회 정의를 가져다줄 수 있을까.
내전과 독재 정권의 횡포 같은 심각한 사건 앞에서 과학 보도는 사소해 보일지 모르지만 세션에 참석한 언론인들은 그럼에도 과학 보도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포화에 둘러싸인 보도’ 세션의 사회를 맡은 리처드 스톤 사이언스 매거진 선임 국제 특파원은 “개발도상국과 분쟁 지역의 과학 문제는 단지 그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더 넓은 곳에 영향을 미친다. 국제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스톤 특파원은 북한을 일곱 번 방문하며 북한의 과학 기술을 자세히 보도했을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이란 등 전 세계의 치안 불안정 지역의 과학 이슈를 보도한 베테랑 기자다.
“저는 2024년 11월 우크라이나에 퍼지는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에 관해 보도했습니다. 전쟁터에서 항생제가 남용되면서 강력한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가 생기는 것이죠.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의 확산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스톤 특파원은 “마찬가지로 북한에서 퍼진 결핵도 한국 등 주변국의 보건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더 넓은 범위에서 과학 보도의 시선을 둘 것을 강조했다.
세션의 다른 참가자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암르 라게는 “어려운 과학을 설명하는 것만 과학 기사가 아니다. 과학이 사회에 던지는 영향을 전달해야 한다”며 “과학을 모르는 사람에게 과학을 전달함으로써 편견에 맞설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세션을 마무리했다.
프리토리아(남아공)=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취재단
[프리토리아(남아공)=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취재단 n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