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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제구 물만골교회 문상식 목사는 지난 20여년간 노숙인들과 함께 먹고 자며 그들의 자립을 돕는 ‘물만골 공동체’ 사역을 해왔다. 지난달 31일 물만골 공동체마을 게스트하우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문 목사.
부산 연제구 황령산 자락에 위치한 물만골은 이름 그대로 ‘물이 많은 골짜기’라는 뜻을 품고 있다. 지금도 마을 전체가 상수도 대신 지하수를 사용할 정도로 물이 풍부한 이곳은 독특한 종교적 풍경을 지닌다. 마을 곳곳에 23개의 법당이 자리 잡은 가운데 물만골교회(문상식 목사) 세대로교회(가정호 목사) 세계바다로교회(김두한 목사) 릴짱 153교회(문한나 목사) 밥주는교회(권은주 목사) 등 다섯 곳의 교회가 이웃들과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다. 이중 물만골교회 문상식(62) 목사는 지난 20여년간 노숙인들과 함께 먹고 자며 그들의 자립을 돕는 ‘물만골 공동체’ 사역의 중심에 서 있다. 물만골공동체마을 게스트하 오리지널골드몽 우스에서 바라본 물만골마을 풍경. 물만골은 마을 전체가 지하수를 사용할 정도로 물이 많은 곳이다. 문 목사가 노숙인 사역에 발을 들인 것은 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 시기였다. 당시 제자훈련을 받던 한 여성 교사가 개인적으로 시작한 노숙인 구호 활동이 계기가 됐다. 처음에는 거창한 소명 의식보 릴게임신천지 다는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는 신앙적 당위성으로 시작했다. 제자훈련반원 30여명과 함께 거리로 나섰지만 현장은 녹록지 않았다. 문 목사는 초기 사역 과정에서 노숙인들의 모습에 실망하며 사역을 포기하려 했던 고통스러운 순간도 있었다고 고백한다. 전환점은 뜻밖의 곳에서 찾아왔다. 문 목사는 기도를 통해 노숙인들의 육체적인 허기보다 더 깊은 바다이야기릴게임연타 곳에 자리 잡은 마음의 문제를 발견했다. 그는 노숙인을 단순히 도움을 받아야 할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상처 입고 희망을 잃어버린 한 사람의 존재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홈리스(Homeless)는 곧 호프리스(Hopeless)’라는 깨달음은 단순한 급식 사역을 넘어 삶을 공유하는 생활 공동체 사역으로 그를 이끌었다. 개척 교회의 실패와 재정 백경릴게임 적 어려움 속에서도 그는 섬김을 멈추지 않았다. 지인 목사의 소개로 물만골의 건물을 인수해 공동체의 기틀을 닦았다. 문 목사는 노숙인들이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걸음병’을 고치기 위해 ‘얻어먹지 말자’는 엄격한 자립 원칙을 세웠다. 정부 지원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땀 흘려 일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직접 농사를 짓고 건축 기술을 익혔다. 이러한 노력은 10년 전 정식 건설회사를 설립하는 결실로 이어졌다. 공동체 식구들은 함께 건물을 수리하며 익힌 기술로 이제는 신축 건물까지 지을 수 있는 어엿한 기술자가 됐다. 이들이 직접 지은 건물은 주일에는 세대로교회당으로, 주간에는 마을주민을 위한 문화센터로 쓰인다. 이곳에서 열리는 인문학 강의와 콘서트는 닫혀 있던 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여는 가교가 됐다. 초기에 노숙인 시설이라며 적대감을 보였던 주민들도 이제는 연탄 배달과 봉사 활동을 이어가는 교회 덕분에 마을이 아름다워졌다며 입을 모은다. 문 목사가 지향하는 공동체의 핵심 가치는 ‘관계’와 ‘가족’이다. 그는 혈연을 넘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책임지는 관계가 진정한 가족이라고 믿는다. 그는 “성경적 회복은 자기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받은 사랑을 바탕으로 이제는 다른 사람을 돕는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 진정한 회복의 완성”이라며 “우리는 노숙인을 받는 사람에 머물게 하지 않고 세상을 향해 주는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문 목사의 시선은 이제 ‘공동체 마을’이라는 더 큰 비전을 향한다. 도시에서 소외된 이들이 건강하게 회복될 수 있도록 ‘주는 사람 7, 받는 사람 3’의 비율을 유지하는 건강한 생태계를 꿈꾼다. 또 ‘소한거(소유하지 않고 거주하는 집) 운동’을 통해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겠다는 포부다. 가정호 세대로교회 목사가 지난달 31일 물만골공동체마을 게스트하우스에서 문상식 목사의 사역에 대해 말하고 있다. 가 목사는 “존재 자체로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순수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가정호(64) 물만골 세대로교회 목사는 이러한 문 목사의 행보를 곁에서 지켜보며 깊은 존경을 표했다. 가 목사는 문 목사를 “존재 자체로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순수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한국 사회의 노숙인 문제는 전후 세대가 겪은 아픔과 무한 경쟁 사회가 만들어낸 낙오의 결과물이다. 문 목사는 세상이 실패자라고 낙인찍은 이들을,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 대우하며 그들의 무너진 존엄을 세우는 사역을 해왔다. 가 목사는 “문 목사야말로 말뿐인 희망이 아니라 실제적인 삶의 기반을 제공하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보여주는 우리 시대의 참된 목회자”라고 치켜세웠다. 문상식(오른쪽) 물만골교회 목사와 가정호 세대로교회 목사가 지난달 31일 인터뷰를 마치고 서로를 축복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 목사는 오늘도 물만골에서 희망의 샘물을 긷고 있다. 실패와 고난의 시간을 하나님의 훈련으로 승화시킨 그의 사역은 한국교회가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묵직한 답을 던져준다. 사람이 사람을 살리는 기적, 그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물만골 식구들이 함께 짓고 있는 벽돌 한 장, 함께 나누는 따뜻한 밥 한 끼 속에 이미 실현되고 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